일리아스

서명: 일리아스
저자: 호메로스
역자: 천병희
출판사: 도서출판 숲 (2007) 페이지: 839

인간이 생명체인 한 피할 수 없는 두 가지는 삶과 죽음이다. 삶과 죽음이 극명하게 교차하는 지점이며 인간이 그것을 처절하게 체험하는 곳이 전쟁터다. 인류 최초의 문헌인 서사시 『일리아스』는 배경이 그러한 전쟁이다. 왜 하필 전쟁터에서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는 것일까, 이것은 인간사의 아이러니이다. 전쟁과 인간이라는 독특한 주제를 실감나게 들려주기 위해 호메로스는 기원전 12세기 초에 실제로 일어난 트로이아 전쟁에서 한 장면을 선택한다. 왜 전쟁이 벌어졌는가, 연원을 따지자면 트로이아 전쟁은 ‘파리스의 선택’과 헤라의 저주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일리아스』에서 호메로스는 10년 전쟁의 막바지 50여 일만을 다룬다. 이렇듯 과감한 거두절미는 ‘명작’으로 손꼽히며 흥행 대박까지 거머쥐는 현대의 여느 영화 못지않은 파격이다.

시인은 이 전쟁에서 세 가지 에피소드를 끄집어낸다. 첫째는 아킬레우스의 분노이고, 둘째는 그리스 연합군이 이끄는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 사이의 갈등이며, 셋째는 그리스 연합군이 트로이아를 정복하게 되는 승리이다. 분노라 불리는 세 가지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아킬레우스인데, 그가 왜 분노하였으며 그 분노의 대상이 전이되고 해소되는 과정에서 그리스의 승리로 전쟁을 끝낼 전환점을 맞으며 주인공 아킬레우스도 진정한 영웅으로 변모한다는 것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한마디로 『일리아스』의 주제는 인간의 분노이다. 아킬레우스는 주인공답게 작품을 좌지우지하는 ‘고성능 엔진’이다. 시인은 아킬레우스의 마음에 감정의 격랑을 일으키고, 요지부동으로 전투 파업을 지속하게 만든다. 일단 전투에 나서면 그와 대적할 상대가 없기에 전투 파업은 두 세력을 요동치게 만든다. 어떤 이는 『일리아스』의 네 기둥을 브리세이스, 아가멤논, 파트로클로스, 헥토르라고 한다(아킬레우스 자신은 축이 아니다).

아킬레우스는 네 축(軸) 사이를 제 감정에 못 이겨 미친 듯이 돌아다니고 있을 뿐이다. 아킬레우스의 영혼은 사랑과 증오 사이에 사로잡혀 있다. 그의 영혼은 늘 폭풍이 몰아치는 상태이다. 이 가운데 아킬레우스와 헥토르의 대결은 『일리아스』의 백미로, 태풍의 눈이다. 헥토르는 처음과 끝이 한결같은 인물로 언제나 용감하게 싸웠다. 그는 아내를 사랑하고, 아들들을 사랑하고, 조국을 사랑하는 영웅이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이 지녀야 할 보편적 가치를 숭상하고 사랑하며 자신이 품은 가치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인간이 헥토르다. 반면 위대한 아킬레우스는 통째로 불타고 곧 스러질 한 시대(귀족주의)에서 마지막으로 빛난다. 약탈과 전쟁으로 얼룩진 시대는 아킬레우스와 함께 사라지고 있다. 모든 순간이 그에게는 삶이고 전부다. ‘아킬레우스와 헥토르, 그들은 기질이 전혀 다른 두 종류의 인간이면서, 인류의 두 시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그리스인 이야기』)

거의 같은 시대를 살았던 헤시오도스 서사시의 세계관이 농민의 정서를 상당히 포함하는 것처럼, 헥토르는 이어질 시대에 대한 예후인데, 여기에 『일리아스』의 위대함이 있다. 위대한 서사시는 아킬레우스와 헥토르라는 상반된 인간형을 제시하여 인간의 고결함과 정의로움을 노래한다. 역사적·지정학적·경제적 근거에 이르기까지 트로이 전쟁의 원인은 여럿이지만 전적으로 신화에 의지한 읽기로, 전쟁이 한창인 두 나라와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헬레네의 속마음을 따라가는 여행 등 주연급 조연들의 속내를 읽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목차

일러두기
옮긴이 서문

제1권 역병 _ 아킬레우스의 분노
제2권 아가멤논의 꿈 _ 함선 목록
제3권 맹약 _ 성벽 위에서의 관전 _ 파리스와 메넬라오스의 결투
제4권 맹약의 위반 _ 아가멤논의 열병
제5권 디오메데스의 무훈
제6권 헥토르와 안드로마케의 만남
제7권 헥토르와 아이아스의 결투 _ 시신들의 매장
제8권 전투의 중단
제9권 아킬레우스에게 사절단을 보내다 _ 간청
제10권 돌론의 정탐
제11권 아가멤논의 무훈
제12권 방벽을 둘러싸고 싸우다
제13권 함선들을 둘러싸고 싸우다
제14권 제우스가 속임을 당하다
제15권 아카이오이족이 함선들에거 도로 밀려나다
제16권 파트로클로스의 죽음
제17권 메넬라오스의 무훈
제18권 무구 제작
제19권 아가멤논과 화해하는 아킬레우스
제20권 신들의 전투
제21권 강변에서의 전투
제22권 헥토르의 죽음
제23권 파트로클로스를 위한 장례 경기
제24권 몸값을 주고 헥토르의 시신을 돌려받다

[부록]
주석
주요 인명
주요 신명
주요 지명
주요 신들과 영웅들의 가계도
해설 / 호메로스의 작품과 세계
참고문헌
찾아보기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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